수  신   양형위원회 위원장

참  조   이기동 법원사무관

제  목   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에 대한 의견조회 회신

1. 본 단체에 대한 신뢰와 성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2. 귀 위원회에서 기획운영과-2119(2011. 12. 20. 시행)로 의견조회하신 사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회신하오니 업무처리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      음

1. 귀 위원회에서 의견조회하신 사안은 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 중 수정이나 추가된 부분에 대한 심사와 관련한 것으로서, 최근 ‘도가니’라는 영화의 흥행을 계기로 국민적 관심사가 된 아동이나 청소년 또는 장애인 대상 성범죄에 있어 ‘처벌불원’이나 ‘신고의무자 또는 보호시설 등 종사자의 범행’을 특별양형인자로 규정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바, 이에 대한 구체적 의견은 아래와 같습니다. 

2. 우선, 수정안은 ‘처벌불원’을 특별양형인자 중 감경요소로 하였는데, 피해자가 존재하는 대부분의 범죄가 그렇겠지만, 성범죄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처벌의사가 특히 중요하다는 것이 국민의 보편적 정서이므로, 기본적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아동이나 청소년 또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에 있어서는 다른 범죄에 있어서보다 피해자와의 합의에 대하여 법원에서 보다 다각적이고, 면밀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고,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장애인이나 청소년의 경우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강요나 기망에 의하거나 이들의 의사가 무시되고 법정대리인에 의해 일방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든 경우를 ‘처벌불원’에 포함시켜 감경사유로 한다면, 현실적인 국민의 법감정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정의의 관념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장애인이나 청소년인 경우 수정안과 같이 피고인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진지한 노력을 하였는지, 강요나 기망은 없었는지, 법정대리인의 의사에 피해자의 의사가 반영되었는지, 의사표시를 할 만한 능력이 있었는지 등 피고인의 반성이나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의 진정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정의의 관념에 부합하여 감경사유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진정성이 보이는 경우에만 국한하여 이를 감경사유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이는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3. 개정안은 ‘신고의무자 또는 보호시설 등 종사자의 범행’을 특별양형인자 중 가중요소로 규정하였는데, 신고의무자나 보호시설 등 종사자의 범행은 은밀하고 폐쇄적인 상황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이를 외부에서 인지하기가 쉽지 않은 반면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여느 성범죄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비난가능성(책임), 피해자의 고통 등 제반사정을 두루 고려하여 이를 가중요소로 하는 것에 찬성합니다.

신고의무자나 보호시설 등 종사자는 아동이나 청소년, 장애인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이들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력해야 할 주체들인데, 이들이 자신의 의무에 적극적으로 반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이들의 신분적 특수성을 고려하였을 때 가중사유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입니다. 신고의무자나 보호시설 등 종사자의 범위는 명확하고 적절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4. 최근 ‘도가니’라는 영화의 흥행으로 장애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에 대하여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지나치게 낮은 양형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장애인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역시 전체 범죄의 일반적 양형기준의 범위 내에서 원칙에 따라 설정되어야 하겠지만, 형법이 예방적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처벌불원’과 같이 감경요소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엄격하고 면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양형조사관 제도의 활성화가 하나의 수단이 될 것입니다. 최근의 높은 국민적 관심이 국민의 법감정에 부합하는 정당한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2.  1.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이헌, 정주교 변호사

담당변호사 서 경 진